#1. 초대하는 마음
좋은 일이 있을 때 사람들과 함께 기뻐하고 싶은 건 당연한 일.
그리하야 요즘 좋은 일을 함께 나누려 사람들을 초대하고 있다.
만나 밥도 먹고, 편지도 쓰고, 쪽지도 쓰고, 전화도 하고, 문자메시지도 쓰고, 홈페이지에 글도 남긴다.
#2. 타인에게 거절당하는 경험
나보다 먼저 이런 경험을 한 다른 사람들이
"사람들이 참석을 많이 못할 것 같아서 너무 서운해요"라고 말할 때면
내심,
'많이 오는 것이 뭐 대순가. 와주어 함께 하는 사람들, 그들에게 온 마음으로 고마워하면 되는거지'
이렇게 생각했다. 한마디로 속상해하는 그들의 마음을 요만치도 이해하지 못한거다.
그런데 막상 요즘,
회사에 일이 있다거나, 개인적인 사정이 있다거나, 거리나 시간상의 이유로
함께 하기 어렵다는 연락을 받을 때면
왠지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을 감출 수 없다.
'나였다면 그러지 않았을텐데'하는 근거없는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 말이다.
#3. 두 가지 깨달음
이러한 일련의 과정 속에서
가라앉아있는 마음을 추스르며 생각하다보니
결국은 두 가지를 다시 되새기고야 만다.
첫째는, '제안에 대한 거절'과 '나에 대한 거부'는 다르다는 것.
둘째는, 남들에게 생기는 어떤 일도 내게 생길 수 있다는 것.
첫째 원칙은 그간 여러 정신분석학과 심리학 책을 통해 배우고 새겨온 것 중에
지금껏 잘 받아들여왔다고 판단해온 항목이었는데
이렇게 중요한 일을 앞두고 여러 사람과 감정을 교류하다보니
결국엔 잊어버린 채 속쓰려하고 있는 내가 참 우습다.
다시 마음을 가다듬자꼬나. 뭐 그럴 수도 있는 거 아닌가.
둘째 원칙은 최근에 읽은 박완서 선생님의 <세가지 소원>에서 보고나서
약간 모호했던 생각들이 단숨에 정리된 경우다.
그 때 밑줄그어둔 부분이 바로 이것!
하늘도 부끄럽고 땅도 부끄러워 이 세상에서는 도저히 피할 곳이 없으니 차라리 죽고 싶었다. 그 때 만난 어떤 수녀님이 이상하다는 듯이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왜 당신에게는 그런 일이 일어나면 안된다고 생각하느냐?" 는 질문이었다. 그래, 내가 뭐관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을 나에게만은 절대로 그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된다고 여긴 것일까. 그거야말로 터무니없는 교만이 아니었을까.
- 박완서, <세가지 소원>
#4. 어른되기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란 이렇게도 지난한 것인가, 싶은 생각이 문득 스친다.
아직도 마음 속에 다 자라지 못한 아이가 있어 이리달래고 저리달래보지만 쉽지가 않다.
그렇다고 아이로 주저앉아있을 수는 없지.
가만가만 생각을 가다듬는다.
- 2009/04/17 23:15
- gaia.egloos.com/2352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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