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건,] 살아가는 한 언제고 오는 것


난 왜 이 나이 먹도록 애인이 안 생기지? 똑똑하고 예쁘장한 그 여자친구도, 열심히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멀끔한 얼굴의 그 남자친구도, 늘 이런 이야기를 한다. 신기하게도 그들은 중고등학교시절은 물론이거니와 대학시절이며 그 이후까지도 연애와는 멀리 거리를 두고 살아왔다. 그렇다고 짝사랑했던 사람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고백 한번 못 받은 것도 아니었으며,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연애하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곤 했다. 그런데 대체 왜?


이쯤 되고 보면 초조해진다. 누구는 애인이 휙휙 잘도 바뀌고, 누구는 제짝 만나 오래오래 연애하고, 누구는 죽고 못사는 그 사람과 축복받으며 결혼하는데, 왜 나는 이렇게 연애운이 없느냐고 한탄이 안 나올 수 없단 말이다. 그렇게 초조한 마음으로 인터넷 별자리 사랑운을 확인하고 길거리에서 타로점을 보며 발을 동동 구르는 이에게, 위안이 되는 한 마디가 있다.

사랑은 그런 때에 온다. 별것 있겠느냐 빈손을 내보이며 능청을 떨 때,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다며 풀 죽은 시늉을 할 때 삶의 목덜미를 와락 물어뜯으며 사랑이 온다. 아무 때나 어떤 길에서나 복병처럼 나타난다. 그러니까 사랑은 살아가는 한 언제고 온다.

- 김별아, <미실>


요즘 인기리에 방송중인 MBC 월화 드라마 <선덕여왕>에 등장하는 미실을 떠올린다면, 미실이 주인공인 책에 저런 낭만적인 말이 나온다는 것을 믿을 수 없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실이 그렇게 신라를 호령했던 것은 그 시대 명망 있던 남성들과의 사랑 없이는 불가능했다. 그랬기에 4년 전, 제 1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으로 출간된 책 <미실>의 홍보문구는 '사랑으로 천하를 얻은 여인, 미실' 이었던 것이다. 드라마 속에서 능수능란한 정치역량을 보여주는 미실의 또 다른 면모를 보고 싶다면, 소설을 읽어볼 것을 권한다. 책 속엔 마음껏 사랑하면서 생생하게 살아있는 미실을 만날 수 있으니!


짚신도 제짝이 있다는 속담은, 뮤지컬 <헤드윅>에 나오는 노래 The origin of love의 신화는 괜한 것이 아닐 게다. 누구에게나 그 짝이, 그 사랑이 있다. 물론 빨리 와주면 좋겠지만, 빠르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살면서 쉽게 깨닫게 되지 않던가.

결혼한 사람들은 싱글인 사람들을 부러워하고, 싱글인 사람들은 연애하는 커플을 부러워하며, 연애하는 커플들은 결혼한 부부를 부러워한다. 어차피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에 욕심이 날 수밖에 없는 법. 이왕 이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차라리 즐겁게 현재를 즐기는 것이 어떨까. 혼자니까 내가 좋아하는 영화를 보고, 내가 좋아하는 저녁 식사 메뉴를 고를 수 있고, 내가 좋아하는 친구들과 여행을 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말이다.


물론, 그 와중에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며 책 <미실>이 덧붙인다.


사랑 앞에 정직해질 수 없는 사내라면 사랑을 모르거나 이미 사랑을 잃은 것이리라.
- 김별아, <미실>


어찌 이것이 사내에게만 적용되랴. 모두에게 마찬가지. 사랑이 다가올 때는, 반드시 정직할 것. 그것이 행복에 겨운 사랑을 하기 위한, 한 가지 비밀 중에 하나임을 기억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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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그건,]은 책읽기를 좋아하는 여인네가 책 속에서 발견한 사랑에 대한 통찰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자 하는 마음으로 쓰고 있는 소소한 수다 같은 이야기. 게으름 피우지 말고 꾸준히 써나가며 다른 사람들과 '통'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by 어른아이 | 2009/08/08 11:12 | 떠들어 - 사랑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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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소쿠리 at 2009/08/08 13:12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별아씨의 내용이 가슴에 팍 꽂히네요. 전 30대 초반 솔로남인데 이 포스트의 내용이 구구절절히 마음에 와 닿습니다. 남의 얘기가 아니라 제 자신의 문제니까요. ㅎㅎ
Commented by 어른아이 at 2009/08/08 14:15
김별아의 당선작은, 정말 매력적입니다. 저 두 구절 말고도 인상적인 내용이 얼마나 많은지~ 솔로, 즐기셔요! ^-^
Commented by 마트료시카 at 2009/08/08 22:17
저도요,, 나이 들어서 할머니가 되더라도, 사랑은 살아 있는 한 언제든 찾아올거라고 생각해요 :)
Commented by 어른아이 at 2009/08/09 15:06
그쵸?
꼭 올거에요.

잘 알아봐야할텐데 말이죠.

사랑을 알아보는 방법, 에 대해서도 한편 써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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