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밥먹기 - 전시 <모네에서 피카소까지> 물들어 - 기타 리뷰

 

우리나라에서 미술 관련 대형 기획전시가 열리면, 주말에는 빽빽한 사람들에게 우르르 몰려다니며 감상을 해야한다. 방학이라면 평일에도 이런 상황을 피하기 어렵다. 그래도 놓치고 싶지 않은 전시가 있는 법. 지난 금요일,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고 있는 <모네에서 피카소까지>(http://pma.chosun.com/) 전시에 다녀왔다. 금요일마다 밤 9시까지 관람 시간을 연장해주고 있어, 칼 퇴근을 하고 관람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미술 작품을 감상할 때, 저마다의 방법이 있을 것이다. 대도록은 무거우니 얇은 도록을 사들고 작품 설명과 함께 보는 방법도 있을 것이고, 작품 설명을 해주는 오디오 기기를 빌려서 들으며 감상할 수도 있을 것이고, 시간을 맞출 수 있다면 도슨트의 설명을 들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주로 오디오 전시에 의지했었는데, 요즘은 그냥 바라본다. 가까이서도 보고, 멀리서도 보고, 옆에서도 보고, 그런다. 그러면서 상상한다. 작가가 그림을 그리는 순간을. 그러면서 제목도 맞춰본다. 그 재미가 쏠쏠하다.

 

             

     에두아르 마네의 <엘라배마호의 해전>                  오퀴스트 로뎅의 <영원한 봄>

  

이번에 그 감상법을 통해 인상적이었던 것은 에두아르 마네의 <엘라배마호의 해전>과 오퀴스트 로뎅의 <영원한 봄>이다. <엘라배마호의 해전>을 처음 봤을 때, 나는 배가 난파되어 사람들이 죽을 위기에 놓인 것을 다른 배가 구해주려는 것인 줄 알았다. 알고 보니 전쟁중. ㅡ_ㅡ; 이런 반전이 있어 인상적이었던 듯. 그리고 <영원한 봄>은 그 아름다운 육체의 엉킴에 이렇게 로맨틱한 이름을 붙인 점이 인상적이었다. 영원한 봄이라니! 입으로 제목을 되뇌어볼수록 샤방하고 좋구나.  

 

아,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그림 감상법은 스케치북을 들고 가서 회화 작품을 따라 그려보거나, 조각 작품 옆에서 조각상과 똑같이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는 것이다. 특히 유럽의 미술관에서는 아이들이 열심히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많이 보았는데, 우리나라 애들은 미술관에 와서 자꾸 무슨 글자를 써간다. @_@; 조각상과 사진찍기는 사진촬영의 제약이 있는 경우는 어렵지만, 한번 해보면 그 작품이 잘 잊혀지지 않아서 참 좋다.  

 

클로드 모네의 <앙티브의 아침>

 

전 작품을 통틀어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클로드 모네의 <앙티브의 아침>이었다. 사실 나는 모네의 그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파스텔톤의 색감은 특별한 감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고, 수련이나 풍경을 주로 그리는 것도 밋밋하게 느껴졌을 뿐이었다. 나는 고흐나 고갱이나 로베르 꽁바스의 강렬한 색감과 역동성, 정적인 가운데서도 풍기는 열정의 이미지를 좋아한단 말이다. 그런데 이번엔 웬일인지 모네의 그림이 끌리더라. 너무 피곤한 삶을 살아서 평온을 추구하게 된 것일까? 어쨌든 모네가 내 눈에 들어왔다. 그 외에도 기억에 남는 작가는 페르낭 레제와 리히텐슈타인이다. '이 그림 내가 그렸소'라고 증명이라도 하듯, 작가 자신만의 색깔을 또렷하게 보여주는 작품들을 보여주었기 때문일게다.

 

      

페르낭 레제의 <인쇄공>                        리히텐슈타인의 <금붕어가 있는 정물>

 

오랜만에 미술감상을 한 터라 재미있었다. 충실한 도록과 다양한 아트소품도 결국 사들고 왔다. 아직 봐야할 전시가 남아있다. <앤디워홀> 전시. 주말 말고, 평일에 시간 내서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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